말이 필요 없는 게임 5개 — 레트로 5종 출시 회고
블록 채우기·머지 팝·10 만들기·버블 팝·상자 밀기, 번역할 글자가 거의 없는 게임 5개를 10월 9일 토스에 출시했습니다. 원작 이름을 쓰지 않는 규칙, 머지를 앱 셋이 아니라 모드 셋으로 만든 이유, 상자 밀기 101판을 직접 만든 생성기, 실기기 피드백으로 바꾼 광고 방식과 화면 여백, 개인정보처리방침 주소 하나로 막혔던 심사까지 정리했습니다
10월 9일, 보드게임 9개와 같은 날 게임 5개를 더 토스에 출시했습니다. 블록 채우기, 머지 팝, 10 만들기, 버블 팝, 상자 밀기입니다. 구글 플레이에는 10월 7일에 모두 승인됐습니다.
계획표에는 이 묶음을 “레트로 공장 · 언어 없는 게임 5종”이라고 적어 두었습니다. 왜 이 다섯 개였는지, 만들면서 무엇이 걸렸는지 적어 둡니다.
왜 ‘레트로’이고 왜 ‘언어 없는’인가
조사해 보니 “레트로”라는 라벨 자체는 잘 팔리지 않았습니다. 팔리는 건 옛 오락실과 퍼즐에서 내려온 값싸고 단단한 메커니즘이었습니다. 줄을 채워 지우기, 같은 것끼리 합치기, 합이 10이 되게 묶기, 같은 색 셋 맞추기, 상자를 밀어 제자리에 넣기. 다섯 개 모두 처음 보는 사람도 몇 초면 압니다.
그리고 다섯 개 모두 화면에 글자가 거의 필요 없습니다. 숫자와 색과 모양으로 굴러갑니다. 이미 9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지만, 번역할 문장이 적을수록 해외 스토어와 웹 게임 포털에 내기가 쉽고 번역 실수도 줄어듭니다.
원작 이름은 어디에도 쓰지 않는다
1978~85년 무렵 오락실 게임 중 저작권이 끝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. 규칙과 장르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이름·캐릭터·특정 색 배치·레벨 배치는 보호받습니다. 특히 구글 플레이의 반복 침해 정책은 앱 하나가 아니라 계정 단위로 적용됩니다. 게임 하나가 상표 신고로 내려가면 계정의 다른 앱 전부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.
그래서 처음에 규칙부터 정했습니다. 이름·아이콘·스크린샷·키워드 어디에도 원작 이름을 넣지 않는다. 상자 밀기, 버블 팝처럼 하는 일을 그대로 이름으로 썼습니다. 이 규칙은 스토어 문구에 그런 이름이 섞였는지 찾는 검사로 만들어 출시 과정에 넣었고, 이후 보드게임 9종에도 그대로 썼습니다.
머지는 앱 셋이 아니라 모드 셋
머지 팝에는 방식이 세 가지 있습니다. 위에서 떨어뜨려 합치는 드롭, 조준해서 쏘는 쏘기, 같은 숫자끼리 두 배가 되는 숫자입니다. 테마도 과일·스포츠·동물·행성 네 가지가 있습니다.
처음에는 이걸 앱 세 개로 나눌 수도 있었습니다. 하지만 엔진은 같고 입력과 그릇만 다른 게임을 앱으로 쪼개면 플레이의 반복 콘텐츠 정책에 걸릴 수 있습니다. 반대로 한 앱 안의 모드는 몇 개가 되든 문제가 없고 오히려 콘텐츠가 두꺼워집니다. 그래서 앱 하나에 모드로 넣고, 처음 켜면 메뉴 없이 드롭 모드로 바로 시작하게 했습니다. 모드와 테마는 홈 화면에서만 바꿉니다.
게임별로 한 가지씩
- 블록 채우기 — 8×8 격자에 조각 셋을 놓아 줄을 지웁니다. ‘오늘의 판’은 날짜로 조각 순서를 정해서 전 세계가 같은 순서로 둡니다. 하루 첫 판만 기록됩니다.
- 10 만들기 — 숫자를 사각형으로 묶어 합이 10이면 지웁니다. 클래식은 120초이고, 시간이 끝나면 광고를 보고 30초를 더 받을 수 있습니다. 시간 제한 없는 연습 모드도 있습니다.
- 버블 팝 — 끌어서 조준하고 떼면 쏩니다. 스테이지는 레벨 번호를 씨앗으로 만든 판이라 늘 같은 판이 나오고, 무한 모드는 위에서 새 줄이 계속 내려옵니다.
- 상자 밀기 — 101판을 직접 만든 생성기로 뽑았습니다. 방 모양을 랜덤으로 만들고, 목표 위에 상자를 둔 뒤 거꾸로 당겨 흩뜨리고, 해답 찾는 프로그램으로 풀리는지와 최소 밀기 수를 확인한 다음 난이도 순으로 정렬했습니다. 별은 최소 밀기 수를 기준으로 줍니다. 외부 레벨 모음은 한 판도 쓰지 않았습니다. 레벨 배치도 보호 대상이라서입니다.
실기기 피드백으로 바뀐 세 가지
10월 2일, 토스 테스트 번들을 실제 폰에서 써 보고 세 가지를 고쳤습니다.
1. 보조 기능은 처음부터 광고로. 다시 뽑기·작은 것 정리·힌트·조준선 길게·무지개 버블 같은 보조 기능은 다른 게임에서 “판마다 무료 몇 번 뒤 광고”로 해 왔습니다. 이번 5종은 무료 횟수 없이 처음부터 광고를 보고 쓰는 방식으로 바꿨고, 버튼에도 처음부터 📺 표시를 붙였습니다. 광고는 누를 때만 나오고, 판이 끝난 직후에는 띄우지 않습니다.
2. 게임 화면 위쪽 빈칸. 게임 화면 위에 이유 없는 빈칸이 있었습니다. 원인은 셋이었습니다.
- 예전에 소리 버튼을 피하려고 넣었던 위쪽 여백이 남아 있었습니다. 그 버튼은 이미 게임 화면에서 숨겨졌는데 여백만 남은 것입니다. 이번 5종은 두더지 잡기를 틀로 복사해 시작했는데, 그 낡은 여백까지 같이 복사됐습니다.
- 안전 영역 여백이 두 번 더해지고 있었습니다.
- 게임 화면이 세로 가운데 정렬이라 위에 공간이 생겼습니다.
이걸 고치다가 한 번 더 틀렸습니다. 비게임 앱에 쓰던 “위아래 여백 없애기”를 그대로 가져왔더니, 다음 날 상태바와 토스 닫기·더보기 버튼에 화면이 겹친다는 지적이 왔습니다. 토스 게임은 전체 화면이라 위쪽 안전 영역은 지켜야 합니다. 이 과정은 보드게임 회고에도 적었습니다.
3. 방향 패드 오터치. 상자 밀기의 ▲ 버튼이 ‘다시 시작’ 바로 아래 있어서 위로 가려다 판을 날리기 쉬웠습니다. 판을 올리고 두 줄 사이를 32px 이상 띄웠습니다.
템플릿을 복사하면 장점만이 아니라 낡은 흔적도 같이 옵니다. 이후 새 게임 설명서에는 “게임 화면은 위쪽 정렬, 옛 위쪽 여백 금지, 토스 버튼 자리만 비우기”를 처음부터 적어 둡니다.
개인정보처리방침 주소 하나로 막힌 심사
플레이에는 10월 3일에 5개를 모두 제출했습니다. 그런데 10 만들기만 빠른 검사에서 “개인정보처리방침 주소의 DNS를 확인할 수 없다”는 오류가 났습니다. 같은 주소로 다시 내도 똑같았습니다. 사이트도 DNS도 멀쩡했고, 다른 4개는 같은 주소로 통과했습니다.
결국 주소를 www가 붙은 형태(정본 주소로 넘겨 주는 주소)로 바꾸자 통과했습니다. 원인은 끝내 알 수 없었습니다. 이 주소는 누르면 정본 주소로 넘어가 사용자에게는 차이가 없고, 정본으로 되돌렸다가 같은 오류로 다른 업데이트까지 막힐 수 있어서 그대로 두었습니다.
토스는 플레이 승인으로 게임 등급 인증 번호가 나온 10월 7일 밤에 냈고, 10월 9일에 출시했습니다. 마침 그 무렵 바뀐 첫 등록 방식은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.
다시 한다면
- 복사한 틀은 한 줄씩 의심하기. 이유를 모르는 여백·조건은 지우고 시작합니다.
- 비게임 처방을 게임에 가져오지 않기. 토스 게임은 전체 화면입니다.
- 레벨은 직접 만들 수 있으면 직접. 생성기와 해답 검사기가 있으면 판 수를 늘리는 데 돈도 저작권 걱정도 들지 않습니다.
- 모드로 넣을 수 있는 건 앱으로 쪼개지 않기.
다섯 개 모두 짧게 한 판 하기 좋은 게임입니다. 출퇴근길에 10 만들기 120초 한 판부터 해 보셔도 좋겠습니다.
